흔들어 보기도 하고 거꾸로 쏟아 보기도 하고 12번째 이야기. ●인스타그램: justin_tumana●
목회자의 존재 이유는 무엇이며, 집사나 장로라는 다양한 직분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교사와 리더, 각 부서별 임원들의 존재 이유는 또한 무엇일까. 가르치는 사람이 일타강사든 뭐든 간에 듣는 이들이 알아듣지 못한다면 과연 말하고 가르치고 맛있는 것을 사 먹이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긴 할까.
상당히 교만하고 어리석은 생각이다. 지금이야 내가 조금은 알아듣는 사람인 것처럼 행세하고 다닐지 몰라도 여전히 어리고 갈 길이 먼 상태이며 사실은 내가 아이들과 다른 누군가나 친구들을 이끌 자격이나 조건도 갖춰지지 않았음을, 나 또한 이미 누군가로부터 평생을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고, 지금도 그런 상태임을 기억한다면 첫 문단에 말한 상당히 경솔한 생각과 발언을 했을리가 없다. 개구리 올챙이적 시절을 기억 못한다는 속담이 있던가, 개구리도 아닌 올챙이에서 다리 하나 삐죽 나올까 말까 한 상태의 올챙이가 다른 올챙이더러 나무라는 것이 위에서 보면 얼마나 어이없게 웃기겠는가.
인생이라는 것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대학생 시절까지의 삶은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되고 저렇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 살면서 보고 배운, 또는 직접 경험해본 적지 않게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금은 아는 것 같다. 일반적인 경우에 한해서, 대학을 가려는 학생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을 것기에 원하는 대학과 멀어진다는 것, 멋진 축구선수가 되려는 유망주가 슛과 패스 훈련을 게을리 하고 경기에서 혼자서만 돋보이기 위해 팀플레이에 헌신적이지 않다면 프로 데뷔는 커녕 아마추어 팀에서도 받아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마찬가지로 신앙생활에서도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는 것에 게을리 하는 것은 신자의 삶이 무엇인지, 진정한 고통이 무엇이고 소망이 무엇인지, 그분이 누구이신지 스스로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과정을 겪어봤기도, 주변에서 그런 사람들을 많이 봤기도 한 이 사람은 살면서 수 많은 실수와 죄를 저지르며 진흙탕을 뒹굴다 온 사람이다. 아직도 그런 일상은 반복되며, 언제 끝날지는 모른다. 그런 사람이 교사를 하고 있으며, 임원이라는 것을 하고 있다. 과연 맞는 것인가? 다른 이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은 아닌지? 오히려 이 사람 때문에 다른 이들이 그리스도로부터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다행히도 신앙생활은 목적지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것, 이미 창세 전부터 목적지에 도달해 있는 상태이며 목적 그 자체이신 분이 우리에게 먼저 와주셨다는 것, 여기저기 뒹굴고 방황하고 다칠지라도 안전하다는 것, 진흙탕에 뒹굴고 온다고 할지라도 우리를 씻기시고 깨끗한 옷을 입히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은 이 참 얼마나 다행인가. 삶은 그저 시험과 유혹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결국 자기 백성을 완벽히 보호해내시는 그분은 오늘 나와 아이들, 그리고 친구들에게 어떤 분이실까.
흙탕물이 튀긴 상태, 그런 사람이 비슷한 상태의 사람을 향해 달려가고, 결국 모두 깨끗이 씻고 희고 깔끔한 핏 좋은 옷을 입는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 희고 깔끔한 분께서 우리를 찾아 나서시기 위해 당신님의 희고 깔끔하심을 우리에게 입히시고 흙탕물이 튀기는 곳으로 뛰어드셨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깨끗해졌지만 당신은 더러워지셨고, 당신의 아버지께서는 그런 당신을 더러운 자로 여기셨다. 이사야 53장, 그저 먼 옛날에 일어난 이사야만의 이야기는 아니기를. 창세 전부터 구원을 이루신 당신님은 오늘 내게 하나님이신가.
#흔들어보기도하고거꾸로쏟아보기도하고 #박영선 #신앙서적 #일상 #묵상 #기도 #찬양 #경배 #감사 #예배 #교회 #놀이터 #이사야53장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