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를 돌아보면 많은 것을 내놓기도, 희생해야 내가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요즘 나는 "이렇게 해야 내가 살 수 있다"라는 내용의 문장을 쓰거나 말로 표현할 때가 좀 잦은데, 정말 살기 위해 그러는 나만의 어떤 생각과 행동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조현근 시인의 "내가 버린 것과 얻은 것"이라는 시가 참으로 좋았고, 계속해서 머리에 되뇌었기에 JY 선정 22년 3분기의 시로 선정되었다. 👏👏
물론 우울하거나 무슨 막 극단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이 전혀 아니라, 이렇게 저렇게 해야 내가 살아있는 것 같은, 조금 더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의 의미이기에 보이게, 보이지 않게 읽는 그대와 당신들에게 오해가 부디 생기지 않기를. 그렇다면 지난 3분기, 나는 '살기 위해' 무엇을 내놓곤 했나.
●1. 2월부터 7월, 취업을 준비하면서 나는 내 시간과 물질을 많이 내놓았다. 그리고 7월 중순, 결국 직장을 얻었다.
●2. 8월부터 시작된 직장생활, 나는 나의 고집과 잘못된 이러저러한 습관과 행동들을 버리기 시작하며 사람들을 배려하는 태도와 인내하는 방법, 그리고 답답할 땐 기도하며 하나님께 내 일상을 털어놓는 것,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서 교훈과 반면교사를 발견할 때 내 자신에게 엄격하게 적용하며 스스로의 교만을 더더욱 경계하는 법을 얻어가기도 했다. 이것은 지금도 진행중이고, 앞으로도 이 진행이 멈추지 않기를 바랄 뿐.
●3. 9월, 교회수련회, 윗 이야기와 이어지지만 일상의 경건생활이 참으로 많이 무너진 내가 너무나 기대하고 간절했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물론 누군가와 묵상 나눔, 책 나눔 정도는 꾸준히 했을지 모르나 나의 피곤함이라는 핑계로 개인적인 기도와 찬양, 예배라는 경건생활은 뒷전으로 많이 미루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비참한 상태에 있던 나에게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기도회와 예배에 대한 사모함을 주신 하나님은 내가 구했던 나의 우상 - 게으름과 귀찮음을 버리게 하셨다. 사실 체력도 일부 버렸지만 난 더 큰 쉼을 얻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97들만 아는 '그 이야기'가 있는데, 나는 내 뭔가를 버렸지만 오히려 뭔가를 얻었을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시간이 지나야 얻은 것이 맞는 것인지 등에 대해서 알 수 있겠지.
●4. 시험, 9월 17일 나는 건설재료시험기사라는 현재 내 업무 관련한 자격증 시험을 봤지만 딱 한 문제 차이로 불합격했다. 평균 60점, 1문제 5점 배점인데 결과는 60, 60, 55... 다음 시험이 내년 3월이라는 것을 생각해봤을 때 나는 6개월을 버렸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인생이 내 맘대로 쉽게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 그리고 때로는 실패를 통해서도 더 큰 겸손과 감사를 배울 수도 있다는 것을 얻었다.
●5. 나는 회사에서도 운전을 하지만 서울에서도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추석 직전부터 어머니의 차 보험을 나도 들기 시작했고, 내가 서울에 있을 때면 언제고 이용하고 싶을 때 어머니께 허락을 받고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친한 친구들을 태우고 여기저기 가볼 수도 있었으며, 아직도 태우고 싶은 사람들이 참 많다. 당장 엊그제만 하더라도 나와 함께 주일 밤길을 달려준 SJ, YJ, MY, YJ, 그리고 그날 함께는 못탔지만 추석 때 나와 출판작업을 마무리 해주기 위해 시간을 내줬던 SY까지, 그대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
운전을 참으로 귀찮아하며 노동이라 생각하는, 자율주행 완전화를 간절히 바라는 JY, 근데 역설적이게도 이 사람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소중한 사람들의 귀갓길을 내가 최소 한 번 이상은 책임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방금 언급했던 친구들은 완료한 상태다. 집이 신림이든 가양이든 까치산이든 성균관대든 신림이든 어디든 상관없다, 그대와 그대들과 좁은 공간 내에서 함께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도로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내가 참으로 바래왔던 순간이었다. 나는 체력과 시간을 내려놓았지만 그대와 그대들의 시간, 추억을 얻었다. 아직도 몇 명 더 남았다. 아직 당신의 차례가 오지 않았을 뿐, 실망하진 말아주시길. 윤기사는 가능한 매주 달릴 예정이다. 어리숙한 운전실력을 믿어주고 나의 옆자리와 뒷자리에 탑승해준 그대와 그대들,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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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들을 내려놓기도, 버리기도 하며 얻은 수많은 것들이 있었다. 이것들이야말로 내가 받은 다양한 선물이자 축복이 아니었겠는가!
그렇기에 나는 지난 3분기에도 살아낼 수 있었다. 돌아보고나니 소확행이 아니라 대확행이었다.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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