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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 근, 그리고 생 각.

잡다한 일상, 잡다한 생각

by Justin Yoon 2022. 10. 20.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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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의 퇴근길.


이 길이 집으로 가는 길은 아니지만 회식을 하든 말든 내가 여기서 지낼 때 가능한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지나가려고 하는 길이 아닐까.

야맹증, 그리고 근시와 난시가 있는 눈,
그리고 또 축구와 럭비를 하면서 한 번 씩은 부러진 경험이 있는 발목을 패시브(?)로 끼고 다님에도 이 어둡지만 밝은 길을 가능한 자주, 그리고 굳이 지나가려는 이유는 물론 건강상의 이유로 하루 최소 1.2만보를 채우기 위함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뭔가를 생각해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유튜브로 클래식이나 재즈, 뉴에이지, 때로는 발라드나 랩, 팝 등을 들으며 이 길과도 같은 밝음과 어두움이 공존하는 이런 길을 지나다니면 참으로 생각이 많아지지 않을 수가 없겠다.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다 보면 나에 대한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가 참으로 쉽진 않은 것 같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나라는 사람을 돌아보기도, 힘을 주거나 스스로 격려하기도 하며 보냈던 취업 이전의 비교적 자유로웠던 시기를 돌아보면 당시 주변 형누나들이 왜 그토록 지금을 즐기라고 말해줬는지 이제서야 조금 이해가 되는 듯 싶다.

해외여행도 좀 많이, 그리고 멀리 떠나보기도 할 것이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좋은 시간을 보내보기도, 그리고 또 혼자만의 시간도 많이 가지며 당시의 불안정함을 즐기라던 그 조언, 나는 그 조언을 그다지 귀기울이지 않고 빠른 취업만을 고집하며 나름의 내 갈 길만을 달려왔지만 지나고보니 정말 그 조언을 조금 더 고려하며 단 한 달 만이라도 더 쉴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다시 3개월 전으로 돌아가도 나는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내가 요즘의 나를 볼 때, 그리고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볼 때 더더욱 내성적으로 바뀌어가고, 표정은 미소를 잃어가고, 항상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자다가도 꼭 2시, 4시 경에 한 번씩 깨기도, 일을 하면서도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 계속해서 신경을 쓰다보니 가끔 내가 나를 봐도 조금 창백해지는 것 같을 때가 있기도 하다.

그러고 주말에 서울로 올라가면 그제서야 사람의 표정과 감정을 지닌채로, 나름 외향적인 사람으로 노력을 하기도 하는 것 같기도. 그럼에도 편한 '내 사람들'에게만 솔직하고 더 깊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고 그러고 싶다는 것은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핑계일지도.

요즘들어 교회가 무엇이고 친구가 무엇인지, 내 삶에 진정 기쁜 소식이 무엇이고 소망과 구원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고민해보는 시간을 보내곤 한다. 어쩌면 이 답답한 타지에서 주어진 사명을 다 하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복음이 내게 무엇인지 그 역할과 귀함을 더 풍성하게 누리는 기회가 아닐까. 위기와 기회는 한 글자 차이인데, 여기서 나는 무엇을 더 가까이 느끼곤 하는가.

사진과 같이 어둠 가운데 걸어가고 있지만 나의 가는 길을 밝게 비추는 가로등이나 저 무슨 초록색 빛깔같은 그런 것, 바로 당신님의 말씀이 아니겠는가.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 119:105)"라는 말씀,
어쩌면 지금 난 눈으로 본 것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것일까.

#일상 #생각 #고민 #퇴근 #야근 #타지벌이 #외국인노동자 #병아리 #시편119편10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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