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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생을 위한 운전을 하는가.

잡다한 일상, 잡다한 생각

by Justin Yoon 2023. 2. 5.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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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할 때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자주 드는 생각이 있다. 운전하면서 내가 가끔 하게 되는 묵상을 사알짝 끄적여 볼까.


​도로 위를 달린다. 좌회전과 우회전, 직진, 유턴을 한다. 그리고 주차할 때는 후진도 하며 목적지에 내가 도착했음을 확정한다.​

시속 60kph, 100kph 등의 속도를 낸다. 자동차의 기능은 목적지를 향해 편하고 빠르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안전은 보장 못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고, 당장 오늘만 해도 사고가 날 뻔했던 상황도, 끼어들기를 하다가 여러 사람과 마찰이 빚어진 적도 있지 않았던가. 오늘도 몇 번이고 들었던 생각, 그것은 삶과 죽음은 언제나 맞닿아 있는, 상당히 가까운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사람이 운전하기에 불안 요소가 정말 많다.

아버지는 "운전은 절대적으로 방어적이어야 한다. 백 번 내가 잘했다 해도 상대방의 큰 실수 한 번에 죽는 것이 도로 위에서 일어나는 '아주 흔한 일' 이란다. 10년 무사고, 30년 무사고, 50년 무사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니 그 한 번을 경계하면 좋겠구나. 급하다고 운전 빠르게 해 봐야 도착지점까지 몇 분 차이나지 않으니 그냥 평소에 부지런히 20분, 30분 일찍일찍 움직이는 사람이 되어라" 등과 같은 조언을 매번 주시곤 했다. 그리고 실제로 마주하는 '가볍게 위험한 상황'에서 '죽음의 문턱 앞까지 이를 뻔 했던 상황'까지, 정말이지 내게 운전은 여러모로 쉽지 않다.

그마저도 난 가끔, 아니 자주 친구들과 주변인들 몇몇을 태우고 다닌다. 특히 주말엔 난 '윤기사'를 자처하며 단 몇 분의 운전이라는 노동으로 소중한 사람들의 시간을 사기도 한다. 가끔 내 한 목숨만을 갖고 운전하는 것이 아닌 4명, 5명, 심지어는 상황에 따라 나를 포함한 6명의 생명을 책임지기도 하는 '리더'가 된다. 젊지만 어린, 지혜롭거나 날쌔지 못한 이 27살의 청년에게 당신들의 목숨을 건다는 것, 참 아이러니하지 아니한가?​

내가 생각하기에, 운전은 단순히 악셀과 브레이끼, 기어, 운전대만 잘 갖고 논다고 생각했다간 단 한 번의 실수라 할 지라도 금전적이든 신체적이든 크게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 마치 인생과도 비슷하지 아니한가? 단 한 번의 실수로 '운전'했다가 엄청난 타격을 입어봤다면 '사고차들'은 어느정도는 공감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내 삶의 운전대', 분명 내가 붙잡고 운전하는데도 뭐이리 다양한 일들 가운데서, 특히 위험 가운데서 우리는 살아가야만 하는 것인가.

'인생이라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을 생각해볼 때, 그리고 운전을 하다 보면 '평생과 영생이라는 도로'를 달릴 때 마주하는 수많은 상황이 있지 않던가. 난 도로 위에서 성깔(?)이 확 위축되는 상태로 소심하게 운전하곤 한다. 때로는 빠르게 달려야 할 때 빠르게 달릴 줄 모르며, 느릴 때도 마찬가지고, 가끔은 길을 잃고 방황하며 먼 길을 돌아서 가야 할 때도 있다. 혹시라도 경미한 사고라도 나면 이 작은 차는 언제 어떻게 반으로 접히거나 찢겨질 지 모르며, 어떻게 박살이 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신자들의 인생을 누가 운전하는가. 목적지가 어디에 있으며, 수많은 상황 가운데서 궁극적으로 나를 다치지 않게 할 뿐 아니라 안전하게 목적지로 데려다 줄, 답답하고 돌아서 먼 길을 가는 것 같지만 최고 적절한 때에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있다는 것, 간간히 휴게소도 경유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한다는 것 등을 생각해보면 나를 지으셨을 뿐 아니라 선함과 인자하심으로, 지혜와 지식으로 내 삶의 운전대를 잡고 계신 분이 계시다는 사실에 오늘 나는 안식하는가. 내 인생의 운전대, 내가 쥐고 불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가, 아니면 바깥의 풍경도 보고 운전 자체를 드라이브라 여기며 당신님의 옆 - 조수석에서 최고의 드라이브로서 퍼포먼스를 보이시는 분을 의지하며 기꺼이 옆자리로 가겠는가.

오늘 난, 그리스도의 행하신 일을 묵상하는 사람인가.

도로를 설계 및 변경하는 토목 회사에서 근무하다 보니, 일과 신앙에 대한 묵상을 요즘따라 참 자주 하게 된다. 완벽한 비유는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평범하고 익숙한 일상을 보내면서 묵상하고 예배와 찬양하는 것이 게으른 사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운전을 할 때 묵상하게 되는 것을 조금 공유해봤다. 자율주행이 아닌 수동으로 운전을 해보니, 이 아나로그 방식이 난 아직도 참 좋다. 많은 것을 얻었다.

#일과신앙 #일상 #생각 #일기 #토목 #도로 #운전 #삶 #죽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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