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두 번이나 미루고, 세 달 만에 만난 사람. 서로 바빴기에 충분히 이해가 가능했던, 상황도 조금만 달랐기에 이 또한 충분히 공감도 가능했다.
퇴근이 늦었다. 6시 퇴근이라곤 하지만 사실상 퇴근 시간은 6시 30분에서 40분 사이. 양해를 구하고 신림역에서 7시에 보기로 약속, 어쨌거나 결국 만났다. 맛있는 쌀국수, 볶음밥, 볶음면(?)같은 것들을 먹는데 음료수를 사준 당신, 거 감사했다 이 말이오-!
커피를 얻어마셨다. 사람들에게 뭔가를 얻어먹는 것이 여전히 쉽지 않은 나, 1천 원 짜리 쪼꼬렛을 얻어먹는 것 조차 고마워서 어쩔 줄 모르는 내겐 때로는 누군가에게 받을 줄도 아는 사람일 필요가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또 들었던 오늘이었다. 그나저나 이 그림, 누가 봐도 쌀국수와 커피가 아닌가? 퇴근 후 특별했던 일상을 잘 표현해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요즘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잘 지내고 있는지, 건강은 한지, 기도제목이 뭔지 등에 대해서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가다보니 벌써 스타벅스는 마감 10분 전이라고 말한다. 조금만 더 일찍 만났으면 더 많은 이야기를 했을텐데, 대화가 참 재밌었다. 대화가 잘 통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성향이 비슷할 수도 있고, 생각이나 감정 또한 비슷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살면서 만나기 어려운 몇 안 되는 만남이긴 하지만. 그렇지만 오늘 저녁이 참 좋고 감사했으면서도 한편으로 아쉬웠던 것은, 신앙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많이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서로의 최근 기도제목을 알고 헤어진 것 만으로도 감사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다음이 또 있을 것이니, 다음을 기대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고 나를 돌아보며 이미 주어진 감사거리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으로 결론을 맺었다, 때로는, 아니 정말 자주 나는 좋은 것을 하겠다는 좋은 생각 조차도 하나님을 통제하려는 나의 교만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니깐.
오늘 하루를 뭔가 아쉬웠고 부족한 하루로 결론맺기를 포기한다. '부족함' 가운데서 당신님은 언제나 '진정한 만족'을 베풀고 계셨고, 내가 살아가면서 보고 받아들이는 세계와 당신이 만드시고 경영하시는 세계는 어떤 것으로도 그 크기의 차이를 설명할 수 없기에 막연하지만 확실한 당신의 순간의 인도하심에 의지해보고 싶다는 결론에 가는 중이다.
오늘 하루,
나는 어떤 모범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어떤 반면교사를 발견할 수 있었는가.
집에서 하루를 돌아보고 정리할 때, 무엇을 갖고 기도하며 하루를 마칠 수 있을까. 나는 오늘도 감사하는 사람이었는가. 그럼에도 여운이 남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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