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저녁, 서로의 한 주를 나누고 서로에게 한 마디씩 던져주며 기도제목을 나누고 각 개개인들을 위해 1~2분 정도의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그리고 내일을 위해서 아쉽지만 자리를 빠르게 떠서 막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이런 모임, 어떠한가.
그대들을 볼 때 나는 교회됨이란 무엇이고 공동체란 무엇인가, 친구란 무엇인가 계속해서 여러 생각을 하곤 한다. 각자의 삶 - 상황과 환경, 배경과 출신, 집안, 생각과 가치관 등이 전부 제각각이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모여서 오늘도 추억을 쌓을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교회 - 곧 그리스도의 하신 일 덕분이 아니겠는가.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모인다, 부르심을 입어서. 그리고 다양한 이야기를 말하고 들으며 난 그대들을 알아간다.
지난 한 주 어떠했는지에 대해서, 자신들의 과거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하며 그대들의 이름이 제목인 책의 일부분을 읽으며 각 자서전을 읽고 듣는다. 요 몇 년 간 책을 읽는 것이 좋아진 나로선 인생이라는 책을 접하는 것이 왜이리도 좋은 건지. 그대들 인생의 앞 페이지도 조금 더 읽어보고 싶다.
그럼에도 오늘 나는 내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다. 하고 싶지 않았고, 도저히 하지 못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는 사람들은 알 만한 이야기, 여기서는 굳이 하지 않겠다. 미안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이해해주고 기다려준, 용납해준 그대들에게 또한 고마웠다.
오늘도 그대들과 함께 해서 감사했다. 교회가 아닌 곳에선 단 1명도 만나지 않았고 못했을 우리가 그리스도라는 가장 단순하고도 큰 이유로 모일 수 있었다는 것, 이 참 얼마나 놀라운 미스터리가 아니겠는가.
사랑한다는 말을 거의 하지 않는 나. 극소수에게만 허락하는 그 말이지만, 그 말 대신 그냥 뭐 음... 오늘도 고마웠고, 앞으로도 고마울 일이 많았으면 좋겠고,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우리, 함께할 수 있는 그 순간까지 가능한 오래, 그리고 자주 보세. 황금세대 1997 친구들이여, 거의 모두 굳 나 잇.
#일상 #생각 #주일 #일기 #친구
#교회 #공동체 #황금세대 #감사 #미안
#부끄러움 #우정 #고백 #소심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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