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란 참.
한 주에 한 번 주일 점심 식사를 같이 하는 우리, 식비가 부담이 되지 않을 리가 없겠지. 직장인들에게도 그 비용은 결코 만만한 금액은 아니니깐. 그걸 미성년자인 자네들이 매번 부담하는 것이 적잖은 어려움이 아닐까.
그럼에도 용기내어 얘기해줘서 고맙구만. 그리고, 자네들이 경제관념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또한 고맙구만. 내가 자네들 나이였을 때, 부모님의 카드를 마법의 카드로 여기며 이것저것 마음껏 개념없이 긁어대며 엄청난 사치생활을 즐기던 그 시절을 돌아보게 된다. 낭비벽이 참 심했던, 절약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던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가 참 미스터리하구만.
그럼에도 교회에 요청해서, 교사 회의를 통해서 자네들이 편의점을 가는 일은 어떻게든 막고 싶은 마음 뿐이구만. 한 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봐야겠구나 싶다. 한참 성장하고 많이 먹어야 할, 특히나 지금만큼 신체 관리를 미리 잘 해놔야 할 시기에 보증되지 않은, 가격이 말해주는 불안정할지도 모르겠을 편의점 음식으로 자네들의 점심을 채우게 냅두고 싶지 않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닐까.
그럼에도 자네들이 마냥 부유하지만은 않기를 바라는 이유는 '적절한' 결핍은 오히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고, 부족하고 도저히 방법이 기도 외엔 없기에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며 행동으로 옮겨보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히려 내가 부유함을 경험해봤기에 뒤늦게나마 경험할 수 있었던 가난함을 자네들과 가끔은 나눠보며 나의 이야기를 또 조금 꺼내볼까 한다. 가난할 때 부유함을 발견하기도 하고, 부유할 때 가난함을 발견하기도 하는 자네들과 내가 되기를.
너무 부유해서 하나님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 그렇다고
너무 가난해서 하나님이 안계신 것 같다고 말하는 것도 아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가진 것을 통용할 줄 아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구만.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딱 저마다 필요한 만큼만 베풀어주시며, 우리의 탐욕만을 채우지 않으실 뿐이라는 주일 헌금송 이후, 설교 직전에 함께 하는 설교자의 그 기도, 우리도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지만 난 항상 우리 모두의 부유함을 위해서 기도하겠지만, 우리에겐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안전장치가 있기에, 그분의 지혜롭고 선하신, 자비로운 뜻대로 이뤄지길 함께 구해보고 싶다. 그럼에도 지금 당장의 자네들의 이야기는 이 능력없고 평범한 교사의 마음을 조금 아프게 만드는구만.
언제든 그리스도를 묵상하길. 예수 그리스도께서 왜 굶주리셨는지, 그분은 왜 목말라하셨고, 그분은 왜 자신을 내어주셨는지 계속해서 생각하며 우리가 가난하고 목마름에도, 굶주림에도 부유하고 해갈하며, 배부를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십자가를 기억하길.
내 단기적 꿈 중 하나가 무엇인지 아는가, 자네들과 대학생 및 취준생 그대들이여. 그대들이 주일만큼은 식사 비용 걱정 없이 적당하지만 풍성하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여러 동역자들을 찾아서 함께 연보를 하는 것일세.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행에 옮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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