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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1세기판 제국주의 방식, '독립'을 주고 '독립'을 빼앗다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의 여러 국가들은 독립 이후에도 세파프랑이라는 프랑스 중심의 금융 체제 속에 남아있었다. 각국 통화의 가치는 파리의 프랑스 중앙은행(Banque de France)에서 결정되었으며, 프랑스는 이를 통해 옛 식민지 국가들의 경제를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여러 국가들은 정치적으로는 자유로워져도 경제적으로는 여전히 프랑스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자유를 줬지만 동시에 자유를 빼앗은 격이다. 참고로, 프랑스 중앙은행은 1800년 프랑스의 황제였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설립했다. 우리가 아는 그 나폴레옹이 맞다.
세파프랑 체제 도입 이후, 2020년대에 이르러 세파프랑을 사용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이러한 통화 체제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에선 '프랑스 경제적 패권'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세파프랑 체제를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국가들은 세파프랑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들의 경제적 선택은 과거 식민지 시절의 유산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 그래서 쉽게 '탈(脫)세파프랑'을 속단할 수도 없는 노릇. 선진국이자 구(舊) 종주국인 프랑스의 경제에 자국 경제를 어느정도 연동 및 고정(pegging)해놓는 것은 안정적인 화폐 가치와 물가를 유도할 수 있고, 이것은 곧 쿠데타 발생 확률 또한 현저히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세파프랑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안정된 환율과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를 제공하는 반면, 그 대가로 경제적 자주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뜨린다. 이러한 상황은 프랑스와 아프리카 국가들 간의 관계가 단순한 역사적 사실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경제 분야에서 논쟁의 중심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비슷하지만 다른 사례로, 영국이 경제 패권을 쥐고 있던 시절, 홍콩은 영국 파운드에 홍콩 달러를 페깅했고, 그 패권이 미국으로 넘어오자 미국 달러에 페깅한 이력이 있는데, 최근 홍콩이 여러 어려움 가운데 있는 것을 보면 페깅은 양날의 검이다. 경제적으로 선진화된 홍콩이라 할 지라도 이런 어려움이 있는데, 아프리카는 오죽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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