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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은 언제나 정해져 있다.

잡다한 일상, 잡다한 생각

by Justin Yoon 2023. 4. 2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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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퇴근 후 여의도에서 한 기업가를 만났다. 그리고 내 평생 내 곁을 지켜왔고, 이제는 서로를 지키는 한 남자, 바로 내 아버지가 아니겠는가.


아버지와 보내는 시간은 정말이지 참 빨리 간다, 특히 뭔가를 배우거나 들을 때는. 병원에서 상담 및 진료를 받을 것이 있었고, 또 여의도로 온 김에 여러 건축물에 대해서 이런저런 tmi와 여러 잡지식을 듣는 시간도 가졌고, 금융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지만, 많은 것들을 들어서 그런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의도의 역사, 왜 여의도가 한국 금융의 중심지였다가 이제는 부산에 그 입지를 조금씩 내주게 되었는지, 그리고 여의도가 갖고 있는 서울 내 지정학적인 가치와 위험, 딜레마 등에 대해서 듣기도 했고, 여의도동 43번지에 있는 롯데캐슬아이비가 어떻게 지어졌는지, 여의도동 55번지에 있는 대우트럼프월드가 어쩌다가 저곳에 세워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미국의 45번째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와 한국, 그중에서도 특히 대우 그룹, 대우 건설과 인연이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해서 들어보는 시간도 가져보고, 결론적으로 여의도는 투자하기엔 좋은 동네일지 몰라도 거주하거나 사업을 하기엔 그다지 좋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들어보기도 했다.


여기까진 좋았다. 그렇지만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또다른 대화를 하다가 이런저런 마찰이 있었다. 결국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기로 하되, 아버지에게 말할 때는 최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출 것이 결론이었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와서 그날 하루를 돌아보다가 문득 든 생각, 난 언제까지고 당신이 내 곁에 영원히 있을 것처럼, 절대 떠나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는 안일함과 익숙함, 당연함이 많이 녹아 있구나 싶었다. 60이 채 되지 않은 당신의 시점에서는 겨우 26여년 남짓을 보았겠지만, 내 시점에서는 내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내 옆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킬 것만 같은 사람이 당신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19살, 수능이 끝나고 가족회의겸 회식을 할 때 나를 새로운 가장으로 세우시고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책임감을 부여한 당신, 나는 점점 장성하여 젊음의 정점인 30~40대를 향해 가는데, 이미 지나 곧 60이 되는 당신은 점차 노쇠화를 겪고 있다. 언제까지 강할 수도, 부유할 수도, 똑똑하고 노련할 수도 없다. 모두에게 오늘 하루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젊을 때라는 것을 알고는 있다. 난 고점을 향해 달려가지만, 당신은 고점을 찍고 슬슬 하락과 더 오랜 시간이 지나면 '상장폐지'의 길을 걸을 것이겠고.

100세 시대, 그리고 120세 시대, 그리고 현재의 Z세대에겐 최대 150세 시대까지 주어진 이 세상에서 인생은 길어보이지만 모두에게 그만큼의 시간이 주어지진 않는다. 누군가는 태어나자마자 죽기도 하고, 누군가는 죽고 싶어도 100년이 넘는 인생을 살다가 자리를 떠나기도 하니깐.

나는 오늘 하루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인가.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 그리고 그 추억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던 그 순간까지 함께할 수 있었던 가정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인가. 있을 때 그 소중함을 순간마다 알고 잊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않는, 잃지 않는 내가 되었으면. 아직도 많이 어리다는 사실을 자주 발견하는 요즘. 같이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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