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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과거로 돌아가 추모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현재로 돌아왔다. ●인스타그램: justin_tumana●

잡다한 일상, 잡다한 생각

by Justin Yoon 2023. 9. 24.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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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변 소중한 사람들이여, 내가 오늘 묘지에 다녀오면서 느낀 점을 조금 끄적여볼까. 삶과 죽음, 그리고 과거와 현재. 경험과 추억. 오늘 나는 잠깐의 시간을 보내면서 무엇을 배웠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싶은 생각을 하는 하루가 아니었을까.


가는데만 1시간 30분, 가서 추모하는 시간 30분, 그리고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한 시간 2시간. 결국 오늘 나는 두 번째 책 작업을 거의 하지 못한채 아침에 일어나서 집안일만 조금 깔짝거리다가 오후 일정을 진행하곤 했다. 그리고 밤 10시 30분에 부랴부랴 책모임을 끝내고 집으로 와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다가 이제서야 하루를 돌아보며 '또' 인상깊었던 오늘 하루를 정리해보며 들었던 생각의 일부를 기록해본다.

죽은 사람의 시계는 내 시점에서 이미 과거에 끝난 일이다. 그러나 과거를 돌아볼 때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에 교훈을 얻을 수 있고, 현재와 미래를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생각할 것들과 기도 제목을 주기에 난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방문할 것 같다.

오늘, 9월 23일, 2023년을 함께 했던 순간을 보낼 수 있었던, 또는 통으로 몇 시간이고 함께 대화하며 웃고 떠들 수 있었던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내일을 약속하며 언제 만나도 기분 좋게 샬롬이라 할 수 있는 관계에 있는 사람들 또한 많이들 떠올랐다. 여기서 내가 범한 착각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내일'이 당연히 올 것처럼, 그리고 내일 나와 당신들 모두의 관계가 당연스럽게 유지될 것처럼 여기는 것이 아닐까. 사실은 하루하루가 은혜로 연결된 관계였는데. 실제로 경험해보니깐 오늘 하루 당신들이 내 부모님이어서, 내 친구들이어서, 내 소중한 사람들이어서 감사하고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겠더라는 생각이랄까.

지난 5월, 마닐라에 다녀오기 전 할머니를 뵈었을 때 잠깐 놀러갔다고 온다고 말했다. 그러고 마닐라에 도착하자마자, 아니 정확히는 마닐라로 넘어가는 비행기에서 난 쿨쿨 자고 있을 때, 할머니는 영원한 안식으로 들어가셨다. 한국 시간으로 새벽 4시, 고모가 미123친듯이 보이스톡을 걸었을 때 뭔가 이상하고 불안하지만 확실한 직감이 들었고, 호텔에 도착해서 잠을 자려고 할 때 아버지와 통화했을 때, 그제서야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도 인지되기 시작했었다. 그럼에도 너무 피곤하고, 아무랑도 말을 하기 싫어서 마닐라에서의 또래모임도 취소하고, 교회 사람들과의 약속도 취소하고 혼자 호텔에서 자유롭지만 갇혀있는 상태로 있었다. 잠에서 깨어나서 서너시간을 밖에서 걸어다니기도 했었고.

어쨌거나 과거를 너무 오래 추모할 수는 없기에, 나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기에 30분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자리를 정리하고 차에 탔다. 나의 현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에, 아직 나라는 사람의 사명감과 영향력이 닿아야 할 사람들이 없지 않기에, 그리고 나의 섬김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기에 다시 현재로 돌아왔다. 그렇기에 지금 있는 사람들과 어떻게 더 잘 지내고 덜 후회하는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어떻게 더 사랑하고 사랑을 받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오늘 나에게 어떤 것을 가르치시고 삶에 어떤 말씀을 적용하길 권하시는지 등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했다. 또한 동시에 이 삶에선 다신 볼 수 없을 사람이란 사실을 상기하니 많이 슬프기도 했고. 그러나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니깐 조금 흐르는 그것을 닦고 일어났다.


당신들을, 그대들을, 자네들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조금 더 바뀌길. 성경이 말하는 겸손함이란 결국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는 거라더라. 뭐 그렇단다. 가능하면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여러분들을 아낄 수 있기를. 친할머니를 뵈러 갔다오면서, 아니 정확히는 친할머니의 이름 세 글자와 가족 사진을 보러 갔다오면서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하루가 아니었을까. 그럼에도 점차 잊혀져가겠지. 기억하려고 애쓰고 또 애를 써야만 하는 시기가 곧 오겠지, 나 또한 망각의 동물 중 하나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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