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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늘 거짓말을 했다.

잡다한 일상, 잡다한 생각

by Justin Yoon 2022. 9. 19.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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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주일, 오전•오후 예배와 조모임까지 다 끝나고 우리는 저녁을 먹었다. 덮밥을 먹는 16명, 그리고 치킨을 먹는 5명, 나는 치킨을 먹었다.


한 세 조각 먹었나, 사실 먹기 전에 난 입맛이 별로 없었다. 같이 치킨을 먹는 그대들에겐 배가 별로 고프지 않다고 했지만 사실 애초에 먹을 생각 자체가 거의 없었다.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거짓말을 했다.

그럼에도 따뜻하고 섬세한 그대들, 일단 먹으라니깐 난 작은 조각 몇 개를 집어먹긴 하고 끼니를 거르는 것이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기에 조금 먹다보면 입맛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일단 천천히 먹다가 도저히 먹을 수가 없겠어서 그냥 일어났다. 콜라나 더 마시면서 다른 테이블에 앉아서 노가리나 좀 풀며 새가족 친구들에게 질문을 주고 받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의 근황을 듣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사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면 뭔가 참 신경쓰이는 것이 많았다. 생각할 것이 참 많았다, 아니 생각하고 싶은 것들이 참 많았다고 해야하는건가. 여러모로 신경쓰이는 사람과 사람들이 있었고, 내 자신과 내 현재와 미래에 관련한 것들도 포함되어 있었으며, 그것들의 일부는 내가 가진 것들이기도, 나머지는 아직 가지지 못한 것들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순간에 같이 있는 사람들과의 귀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소중하기에 나는 오늘도 당신들, 그대들과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재미난 이야기에는 웃기도하며 아무렇지 않은듯 평범한 주일처럼 하루를 보냈다.

한 친구가 아무 일 정말 없는 거냐고, 괜찮냐고 물어봐줘서 정말 고마웠다. 아무 일 없었냐고? 아주 많았다. 누군가에겐 아무 일이 아닐지 몰라도 내겐 정말 큰 일이었다. 고마웠지만 고맙다고 말하지 못했다, 난 여기서 또 거짓말로 아무 일 없다고 대답해버렸으니깐.

너무 깊은 이야기를 끄적이진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난 오늘,,, 매우 여러모로 정신없고 신경쓰이고 어딘가 불편하고 답답하며 뭔가 에는 것 같은 하루였다. 예배는 너무 좋았고 정말이지 직장생활로 얼어있던 내가 예배라는 진정한 쉼으로 긴장한 마음이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빨리 화요일이 되어 설교를 다시 듣고 정리하는 시간과 앞으로의 나의 삶에 적용할 점을 고민하기를 기대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집에 갈 때에나 회사로 돌아갈 때에나 이런 이야기를 정말 잠깐이라도 들어주는 그대와 그대들이 없었기에 그럴 시간도 없었으며, 고속버스도 다 매진인 상태라 어쩔 수 없이 KTX를 타기 위해 뒷정리도 돕지 못하고 급하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오늘 하루는 정말이지 많이 허전했다. 오늘따라 유독 왜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오늘따라 참 다양한 것들이 동시에 겹쳐서 쓰나미처럼 몰려오니 헤롱대고 비틀거리는 나 자신을 보며 난 참으로 약한 사람이 맞구나 싶었다.

일단 자자. 눈을 감고 기도하며 오늘 하루를 정리하고 마감하자. 이번 주와 다음 주, 토요일 연속출근이 있을 것이기에 부지런히 자둬야 할 것 아닌가, 윤기사!

#일상 #생각 #주일 #허전함 #답답함 #복잡함 #거짓말 #생각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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