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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교사, 그리고 교훈 - 겸손한 기술자를 꿈꾸자 :) ●인스타그램: engineer_just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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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토목기사를 이미 합격한 상태이니 다른 시험은 떨어져도 된다는 식의 위로 방법은 미안하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기분이 나빠지는 말이다, 적어도 나한텐.


22년 9월 17일, 지난 주 토요일, 나는 건설재료시험기사를 취득하기 위해 필기시험을 쳤다. 3주간 급하게 준비했고, 거기에 8월 1일부터 일을 시작한 병아리 토목기사라서 일도 적응중이면서 또 동시에 회사에서도 이 자격증을 원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내가 토목 관련한 어떤 자격증이든 가능한 많이 보유하고 싶은 욕심이 컸기에, 그러면 혹시라도 이 기업을 떠나서 어느 기업으로 가든 내 실력을 증명할 최소한의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자격증이라 생각했기에 나는 나름 치열하게 살았다.

아침 6시 기상에 7시 출근, 그리고 오후 6시 퇴근, 7시 저녁 식사 완료, 그리고 11시까지 공부하는 것의 반복.

누군가에겐 이것이 어렵지 않을 일상이었을지 모르겠으나 26년 인생 중 15년을 운동선수로 살아봤으며 토목기사 필기 3번, 실기 2번 만에 합격한 나로선 공부를 하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것인지 표현할 길이 없다, 저마다의 인생은 너무나 다르기에.

남들이 인정하든 말든 별로 관심 없다, 어쨌거나 나는 내가 만족하기 위해서는 과정이 어떠했든지간에 결과가 제일 중요한 사람이니깐.

공부를 하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왜인지 시험이 임박할수록 간당간당하게 합격하거나 아쉽게 떨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으니깐. 그리고 그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평균 60점 통과 기준, 3과목 시험(토목기사를 보유해서 2년간 4번째 과목인 토질은 면제!) 결과 점수는 60, 60, 그리고 55. 한 문제 배점이 5점인데, 정말이지 거짓말같게도 딱 한 문제 차이로 불합격했다. 다음 시험은 아마도 내년 3월, 지금부터 6개월간 기다려야 한다.

이 결과를 아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다, 나의 행보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으니, 그리고 나 또한 벌어진 결과에 상관없이 꽤나 담담하고 솔직하게 말을 하는 사람이니깐. 불합격이니 불합격이라고 말했고, 아쉽게도 딱 한 문제를 더 틀려서 불합격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 살짝 기분이 나쁠 뻔했던 한 마디 위로의 말이 있었는데, "어차피 토목기사 있잖아, 그까짓 것 떨어지면 좀 어때."라는 말이 굉장히 거슬렸다. 그분과의 관계를 위해서 또 하나의 좋은 조언으로 받아들이려 애를 쓰긴 했지만 참 아쉬운 방법의 조언이 아니었을까.

지난 3주, 나는 나름 열심히 공부를 해봤고, 결과가 좋지 않지만 결과를 보며 다음엔 합격하겠지라는 생각으로 거만하게 시험에 임하고 싶지 않다. 다시 시작하고 재도전하며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어쨌거나 지난 나의 3주 간의 노력은 내겐 꽤나 가치있었다. 그렇지만 앞의 저 말을 들었을 때 마치 당신은 뭔가 다 안다는 듯이 말한다는 것이 내가 조금 언짢았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그냥 결과가 어떠했든 수고했다는 네 글자의 말이 더 나았을텐데.

누군지 밝히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 사람에게 쌍욕을 하며 복수의 칼날을 다짐하는 글이 아니다. 다만 평소엔 많은 모범을 보였던 당신의 모습 속에도 반면교사가 하나 발견되었다는 것, 당신은 내게 그런 실수를 했지만 나는 당신의 그 말을 반면교사로 교훈삼아 다른 이들에겐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기술자 Justiny가 배운 것 아니었을까.

-p.s. 오늘 있었던 일이 아니고, 이번 한 주(일~화)를 살아가면서 있었던 일이다.

#일상 #생각 #불합격 #건설재료시험기사 #토목기사 #기술자 #엔지니어 #도전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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