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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형님, 가지 마세요.

잡다한 일상, 잡다한 생각

by Justin Yoon 2024. 3. 25.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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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각 #일기
#후회 #감사 #청빙 #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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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가지 마세요.

오늘같은 날은 기쁨의 '그것'과 슬픔의 '그것'을 펑펑 내주고 싶었는데,

이놈의 멍청한 '그녀석'은 오늘같은 날에도 모습을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분명 영광스러운 날이었고,
분명 기쁘고 기대되는 날이었고,
분명 슬프고 아쉬운 날이었는데,
여전히 쓸데없이 강한 나의 '이녀석'은 '그녀석'을 끝까지 막아섰다.

얻었지만 잃었고,
잃었지만 얻었다.

이미 시작부터 끝이 어떻게 될 지 알곤 있었지만,
언젠간 그 때가 올 때 기쁘게 놔주겠다고 속으로 몇 번이고 스스로 약속하고 다짐했지만,
역시나 모순적인 나는 그 약속과 다짐을 지키지 못하였고, 지키지 않았다. 늘 그래왔으니깐, 그리고 남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결코 보이고 싶진 않았으니깐.

이 상황을 겸손히, 그리고 순종하며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함에도, 나에겐 당신만이 아닌 여러 사람들과의 또다른 관계가 있기에 발걸음을 급히 떼면서도, 두 다리는 갈 길을 보채면서도 고개는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당신에게서 뗄 수 없었다. 내가 이렇게 관계에 연연하는 사람이었구나 싶었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나같지 않았던 하루였달까.

그럼에도 이 슬픔이 기쁨으로 바뀌기를 고대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삶은 이어져야 하기에, 아직도 내게 주어진 수많은 선물들이 있기에, 나를 책임지는 수많은 사람들과 내가 책임져야 할 수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내 주변에 있기에.

평범했고 특별했던, 인상 깊었던 오늘 하루가 유독 내겐 길고 짧았던 이유가 뭘까. 생각보다 충격이 큼을 뒤늦게서야 체감한다.

난 아직도 갚아야 할 것이 산더미처럼 남았는데.

형님, 가지 마세요.

#눈물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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