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급하게 남기는 메모, 그리고 오늘의 일기.
어쩌면 오늘 또한 내가 지금까지 달려온 신앙의 여정에 있어서 적잖은 영향을 받았을 날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어서 여러 생각을 하고, 오늘 제자훈련 때 들었던 강의를 다시 한 번 상기하고 읽어보다가 이대로 자면 안되겠다 싶어서 생각나는대로 두서없이 나를 위한 나의 이야기를 끄적이지 않고선 잠에 들기가 너무나 아쉬웠달까. 일상 이야기는 그냥 패스하고, 강의에 대한 이야기만.
태어난 곳은 서울, 자란 곳은 서울, 그리고 어린 시절 대부분을 보낸 곳은 서울, 일부를 보낸 곳은 마닐라, 현재 살고 있는 곳도 서울, 휴가를 내어 주기적으로 가는 곳은 마닐라, 내 집의 위치는 서울, 그렇기에 앞으로 살 곳은 서울, 그러나 언제 돌아갈 지 모르겠을 곳은 마닐라, 5월에 또 가서 함께 새로운 멀티사이트 교회를 세울 곳은 마닐라. 결국 서울과 마닐라가 이 사람, Justiny를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도시에서 태어나서, 대도시에서 자랐고, 또다른 대도시에서 자랐고, 대도시에서 휴가를 보내고 대도시로 돌아와서 경제 활동과 신앙 생활 등의 모든 생활을 한다. 어쨌거나 '도시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은 서울에서나, 마닐라에서나 마찬가지라는 것.
다양한 배경, 상황, 환경, 직업, 출신, 가족, 외모, 성격, 성향, 습관, 가치관, 이상향, 이상형, 옷차림, 학력, IQ와 EQ, 그리고 신학까지. 같은 인종이어도 다른 문화가 있고, 다른 인종이어도 같은 문화가 있다. 이곳은 서울, 내가 자주 표현하는대로 여기는 '한국 안의 또다른 미국'이다.
이곳에서 살아가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합이 너무 잘 맞아서 평생을 곁에 두고, 머무르며 살아가고 싶은 몇몇 사람들도 있지만 도저히 이해도, 용납도 되지 않아서 하루 빨리 '손절'이든 '익절'이든 쳐서 없애고 싶은 관계들도 있다, 그것이 사람이든 집단이든.
어쩌면 평범한 삶을 쭉 살아왔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서울에 태어난 것 자체가 스펙이라는 한 친구의 말처럼, 부모님이 둘 다 기업가이신 것 자체가 이러저러한 '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이라고 말하는 적잖은 사람들의 말처럼 난 눈으로 보이는 것에 한해선, 영원하지 못할 것들에 한해선 최소한 부족하진 않은 삶을 살아왔고, 이제는 내가 성인이 되고 어른이 되기 직전의 단계까지 오면서 여러 성취를 내가 직접 이뤄가는 중에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착각하며 살아왔다.
이미 위에서 언급했던 태어나면서부터 받은 수많은 것들과 일상에서 받고 지냈던 수많은 종류의 일반 은총으로 인한 결과들, 그리고 이미 지금도 받고 있는 것과 장래에도 흘러 넘칠 그 은혜로 인한 결과들, 나는 어찌하여 이것들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서 이용만 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 도시를 살아갈 때 필요한 자세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나는 도로와 공항 등 여러 종류의 토목 구조물을 설계하는 회사의 도로부 사원으로 재직중에 있다. 도로를 설계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적잖은 많은 사람들이 도로가 그냥 지어지거나 쉽게 설계가 된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너무나 당연해서 도로의 개통을 위해 기술자들이 수많은 시간을 들여 설계하고 시공하는 과정조차 인식하지 못한 상태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보면서 도시를 유지하고 발달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섬김과 희생이 필요한지 배워가고 있다. 내가 모르는 또다른 분야에서 보이지 않는 다양복잡한 매커니즘으로 사람들이 섬김과 희생을 이미 해주고 있었겠지.
도시를 섬긴다는 것,
그리고 도시선교에 동참한다는 것은 뭘까.
많은 희망을 품고 달려왔다가 본인의 작음과 가난, 그리고 비참한 현실을 보고 적잖게 절망을 발견하는 곳, 서울. 어쩌면 나의 이야기가 될 지도 모르겠을 곳, 서울. 수많은 성공과 실패가 공존하고, 수많은 부유함과 가난함이 교차하는 여기는 서울.
각자가 품은 이상향과 만나고싶은 이상형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으나, 사나 죽으나 유일한 희망은 예수 그리스도라고 배웠다면 나는, 그리고 우리는, 또 그리고 이곳에서 우리를 보며 자라나는 아이들이 일상에서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 대상은, 소망은 무엇이고 누구일까. 그리고 예수의 그리스도되심이 자연스러운 운동이 된다면 '우리'는 어디로 퍼져 나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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