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간 혼자서 주로 거닐던 곳,
교회 사람들이 좋지만 때로는 어느 누구와도 일절 마주치지 않으며 사람이 많음에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때로는 그러고 싶은 이 곳, 우리 동네 한 공원이 아닐까.
야근을 했다. 9시 퇴근도 아닌 무려 10시 퇴근. 일 최대 근무 인정 시간인 11시간을 꽉꽉 채우고 바로 당신들에게로 난 달려갔다. 도착하니깐 10시 40분, 그리고 우리가 헤어진 시간은 12시 40분.
9시에 만나기로 해놓고 난 야근 때문에 한참을 늦었다. 그래도 약속했으니깐 늦게라도 달려가서 얼굴이라도 보고 인사하고 집에 가야지 싶었지만, 비슷한 동네에 살아서 그런가 우리는 늦은 밤까지 함께할 수 있었다. 아무리 가까이 산다고 해도 서로의 집까지 거리는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30분까지. 그리고 어느 누구에게나 자정을 넘긴다는 것은, 내일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이 되지 않을까. 그럼에도 늦게까지 함께 시간을 보내주며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 받은 당신들께 참으로 감사할 뿐.
혼자서 주로 출몰(?)하는 이 익숙하고 편한 곳에 또다른 방식으로 나를 편하게 해주는 사람들과 같은 장소를 걸어다니고, 돗자리를 펴고 앉아서 먹고 마시며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참 얼마나 소소한 행복이고 감사일까. 그저 먹고 마시는 것만 함께하는 사람들이 아닌, 주님을 함께 먹고 마시는 자들과의 시간이기에 오늘은 참 특별하면서도 뭔가 오묘했다. 그렇기에 굳이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고, 일부를 업로드하며 부리나케 두서없이 야밤의 추억을 기록해본다.
좋았고,
오묘했고,
특별했고,
익숙했고,
새로웠고,
미안했고,
감사했다.
끝!
#일상 #일기 #감사 #생각 #친구
#추억 #행복 #오묘 #특별 #익숙
#교제 #서울 #공원 #너구리
기도제목을 물어봐줘서 고마웠네, 그대. (1) | 2023.06.25 |
---|---|
밤에 개구리가 울길래 찾아가서... (1) | 2023.06.16 |
마당에서 키우는 포도를 보다가... (2) | 2023.06.11 |
청년부 막내들이 꼬물거린다. (1) | 2023.06.08 |
뼈저리게 그립고, 가슴에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나의 당신이여. (1) | 2023.06.05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