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마닐라로 돌아왔다. 요 두 달 간 나의 주중 일상을 잘 알던 친한 사람들은 가서 잘 쉬다 오라는 말들을 해줬다. 그리고 몇몇은 나에게 "자유를 잘 즐기다가 와라"는 말들을 해줬는데, 문득 든 생각, 자유는 무엇일까. 하나님만이 유일한 만족이 되게끔 창조받은 자들은 창조주가 아닌 피조된 것들로 만족할 수는 없다는 것을 상기하자.
2/29, 2024. Bumalik si Justiny sa Metro Manila!
NAIA(Ninoy Aquino Int'l Airport, a.k.a.는 마닐라 공항)에 도착했을 때 마중나와준, 3개 언어로 환영 인사를 건네주는 고마운 친구들. 그리고 내가 지내는 곳까지 함께 동행해주며 택시를 기다리고, 가면서, 도착해도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이곳에서 잘 쉬고, '자유'를 누리다가 돌아가라는 말을 해준 학교친구 겸 럭비친구인 이들. 학교도, 럭비도 이젠 그 어느 것도 함께 하지 않지만 내가 마닐라로 돌아올 때 12~18개월에 한 번 볼수 있는 친구들. 고맙다는 말 뿐.
●1. 나를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난 발바닥에 상처와 물집이 정말 많아서 맨발의 모습을 보일 때가 거의를 넘어 아예 없는 수준이다. 수련회나 어떤 MT를 가도 기필코 사수하는 것은 양말. 그렇기에 나에게 있어 맨발이라는 것은 내가 나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자유로움'의 일종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맨발의 쪼리를 신은 Justiny의 발 사진과 동시에 거리를 '자유롭게' 걷는 사진을 담아봤다. 그리고 길거리 음식도 이것저것 사 먹어보며 식당에선 경험할 수 없는 여러 현지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사 먹을 수도 있고. 사진은 바베큐인데, 한 조각에 한국 돈으로 400~500원 수준.
●2. 710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 필리핀. 어느 곳으로 냅다 달려도 결국 끝은 바다. NAIA가 있는 도시, 마닐라 특별시 내 Pasay라는 도시에 있는 바다를 걸어보았다. 1년에 4~5번 오게 될 마닐라, 그리고 1년에 2~3번 이상은 가는 꽤 자주 가는 곳이 아닐까. 나만의 장소를 사알짝 공유해본다. Seaside, MOA, Pasay, Metro Manila.
바다를 걷는 것을 좋아하고, 열린 공간이 좋은 Justiny, 이 곳의 분위기는 흡사 인천의 월미도와 비슷하다. 포장된 길을 걷다 보면 오른쪽엔 난간, 방파제가 있고, 왼쪽엔 가(假)건물로 된 식당들이 줄지어 있다. 그리고 월미도와 다른 점은 이곳엔 공원이 있고, 벤치가 많다는 것. 밤에 걸어봤다. 멕시칸 타코를 팔길래 마운틴듀랑 타코 2개를 사 들고 거리를 걸으며 도시와 바다, 그리고 공원 전부를 누려봤다, '자유롭게'. 바다가 보이는 담에 앉아서 소소하게 여러 잡다한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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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누린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고 모순적이게도 다른 여러 종류의 자유의 희생을 요구하지 않던가. 심지어 타인의 자유까지도. 내가 지금 낸 휴가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정시 퇴근할 자유를 제한할 것이다. 나를 위해 시간을 내주는 사람들도 다른 뭔가를 할 수 있을 시간에 Justiny라는 서울에서 돌아온 옛 친구를 위해 공항으로 이동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까지 모두 그 자유를 제한받는다. 마닐라에서 며칠 간의 시간을 보낼 때, 내가 만나야 하는, 함께 해야 하는 여러 사람들과의 자유는 잃어버린다. 주일에 아이들과 누리는 자유를 제한 받지만 이곳에서 Justiny의 추억들과 같은 자유를 구하며 하루를 보낼 것을 생각하면 자유가 제한받지 않는 것 같기도. 이 여정을 위해 사용하는 몇 천 달러, 나는 그 돈으로 다양한 것들을 할 자유를 제한받기도.
더 큰 자유를 위해 또다른 자유를 제한받는다는 것, 그리고 이것의 연속은 뭔가 생각할 것들이 많지만 계속해서 드는 생각이 있다면 여러 자유를 추구하며 살지만, 진정한 자유, 완전하고도 영원한 자유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면 나는 언제까지고 계속해서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환승과 방황을 연속하며 살아갈 것이라는 것. 그런 나와 같은 자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자유를 제한하셨던 그분은 도대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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