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단한 기업이지만 세상엔 훨씬 더 대단한 기업들이 많다. (feat.신토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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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대단한 기업이지만 세상엔 훨씬 더 대단한 기업들이 많다. (feat.신토불이)

대한민국 최고인 동시에 최대의 기업, 그리고 한국 경제의 대들보인 삼성전자(A005930, 우선주는 A005935)에 들려온 참 슬픈 소식. 52주 신저가를 세우며 보통주와 우선주의 시총을 합친 금액이 440조원으로 줄었다.

지금 이 시점, 나를 포함한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삼성전자의 어떤 면을 보고 투자하게 되었으며, 왜 투자하는가.

여기엔 긍정적인 의미도, 부정적인 의미도 둘 다 섞여있다. 나 또한 최근 몇 년 전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사 모았던 사람들 중 하나였고, 내 부모님과 친척들 또한 삼성전자의 주식을 적잖게 갖고 있기에 오늘 장이 끝나고 여러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전북 순창에서 업무를 처리하는데, 몇몇 연락들을 받으며 삼성전자를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계획도 물어보길래 생각도 정리할 겸, 그리고 SB에 와서 쉬는 시간도 가질 겸 사알짝 끄적여본다.

우선 난 삼성전자 주식을 더 이상 사지 않는다. 그러나 팔 계획은 전혀 없다. 보통주를 최소 1주 이상은 보유해야 매년 3월 연례 주주총회가 열릴 때, 연차만 쓸 수 있거나 시간만 된다면 가서 다양한 사람들을 보고, 지인들도 만나며 이 기업을 통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이 갈 것인지, 그것은 낙수효과인지, 나비효과인지 같이 생각해보기 위해선 내겐 삼성전자 주식은 한국 경제 흐름의 판도를 구경할 수 있는 단 몇 만원짜리 값 싼 티켓이다.

그러나 주변의 삼성전자라는 주식회사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이 사람은 투자를 권하지도, 만류하지도 않는다. 이유는 간단한데, 분명 좋은 기업인 걸 알지만 더 좋은 기업들이 많기에 나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나스닥에 상장하지 않았기 때문에도(=달러 기반 주가가 아니기 때문에) 사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주가만 놓고 보면 지난 5년 간(Sep, 2019~) 삼성전자는 배당을 제외한 총 수익률 +48.8%이지만, 애플은 +328.1%, 마이크로소프트는 +197.0%, 구글은 +151.7% 올랐다.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격차는 더욱 처참해지는 수준이다.

분명 넷 다 잘 올라줬다. 삼성전자도 많이 올랐지만, 상대적 박탈감이 우리를 결코 참지 못하게 할 것이다. 5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분명한 것은, 서울에 사는 사람이었다면 결코 이 네 개의 기업을 몰랐을 수가 없다는 것. 그때에도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를 달렸고, 지금도 최고를 달리고 있고, 앞으로도 최고를 달리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은 기업들이지만, 지금까지의 퍼포먼스를 보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그리고 삼성전자 순으로 관심을 받았으니깐 주가의 상승세도 저런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는 것.

혹자들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
한국인이면 삼성전자를 사야지 왜 안사냐, 삼성전자같은 한국 우량주가 커져야 한국 경제가 성장해서 부유해질 것 아니냐, 왜 미국 자본에 돈을 대주냐, 세금은 어떻게 하냐 등과도 같은.

여기에 대해서 친히 반박을 해드린다면 나의 생각은 이렇다 -
당신이 먹고, 마시고, 쓰고, 입고, 뱉는 것들 중 한국 토종의 것이 과연 몇이나 있는지, 삼성전자에 투자하든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에 투자하든 뭐가 되었든 국내든 국외든 저마다의 방법대로 돈 많이 벌어와서 세금 많이 내서 국고가 더 채워져야 나라가 부강해져서 재벌이든 스타트업이든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고, 난 세금을 최대한 많이 내기 위해 주기적으로, 매뉴얼대로 일부러 시세차익을 발생시켜서 몇 년째 납부하고 있었다는 것.

어느 국가의 기업에 투자하든 일단 많이 벌어서 많이 내는 사람이 애국자다. '토종 코스닥 기업'에 투자했다가 상장폐지 맞아서 갖고 있던 돈마저 잃어버려서 국세로 지원받아 사는 인생보단, '외래종 나스닥 기업'에 투자해서 돈 쓸어 모아와서 많은 납세를 해서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사는 인생이 내가 추구하는 방향이라는 것.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곧 국익으로 직결된다. 논리성 없는 애국은 의미 없다, 최소한 나에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