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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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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0살이 되던 해였나, 11살이 되던 해였나, 나는 어머니에 손에 이끌려 우체국에 가서 무려 10년짜리 적금을 들었다. 당시 확정 금리는 7% 정도였고, 나는 저축의 개념이, 복리가 불러일으키는 파급효과가 뭔지도 모르고 일단 부모님이 용돈이든 뭐든 일단 돈이라는 것이 생기는대로 절반 이상을 다 거기가 넣고 남는 돈으로 생활하라고 하셔서 그렇게 계속해서 거기에 돈을 넣었다. 그리고 10년이 만기가 되어서 적금 통장을 열어봤을 때, 정말 놀라웠던 것은 원금의 3분의 1정도가 이자로 붙어있었던 것이다! 300만원이 원금이었다면, 100만원이 이자였고, 400만원을 주던 것이다! 물론 초등학생 중학생의 때에 저금할 수 있는 돈의 액수가 너무나 적었고, 저축의 중요성이 뭔지도 몰랐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거의 고등학생, 20살이 되어서야 저축의 중요성을 깨닫고 만기가 2년 3년밖에 남지 않았을 때 급하게 많이 넣기 시작했지만 늦게 시작했어도 성과가 너무나 좋았었다. 이렇게 계속 가면 부자되는건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다.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으며, 다른 어떤 더 좋은 길도 찾아보려고 하지도 않았고, 그냥 가만히 저축이나 하고 열심히 살다보면 부자가 되는 줄로만 알았다. 그렇기에 '어린이'라고 하는 것 아니었을까.
 
그 좋은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재작년에 3년짜리 적금을 들었었다. 돈을 열심히 모으다가 문득 궁금해서 만기 시 이자를 얼마 받는지 물어보러 은행에 갔다. 3년 복리로 1.6%의 이자율이란다. 물가상승률이 2~3%대를 유지하거나 때로는 5%까지도 나온다고 뉴스를 봤던 것 같은데, 1.6%의 이자율로는 오히려 내 돈의 가치가 떨어져서 사실 나는 매 년마다 0.4%에서 수 %까지도 잃고있었던 것이다! 반면에 나의 돈을 받은 은행은 그것들로 주식을 하든 어떤 사업을 벌이든 하면서 훨씬 많은 수익들을 내고 있었다. 책을 읽고, 뉴스를 보고, 주변 전문가들의 현실적인 조언들을 들으면서 은행이 정말 괘씸하게만 보였다.
마치 은행이 "나는 너의 천만원을 가지고 잘 놀아서(투자를 해서) 500만원의 수익을 남겼고, 이 수익은 내돈이지만 돈을 갖다 바친 너의 정성이 갸륵해서 1.6%의 이자를 줄게, 천만원에 몇 십 만원이면 괜찮지? 자 이 돈을 줄테니 다시 나에게 가져와서 앞으로도 나의 호갱이 되어주렴 :)"이라고 나를 조롱하는 듯 싶었다.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예적금에만 집착하다보면 나같은 젊은 사람들은 실컷 대기업의 이용만 당하다가 버려지기 쉽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부익부 빈익빈의 격차는 계속해서 커져갈 것이고.
 
물론 부모님 세대, 조부모님 세대에는 금리가 10%에서 25%까지도 있던 시절이라 72의 법칙(72/이율=원금이 2배가 되는 연 수)을 적용하면 10년 내외로 원금의 2배, 또는 n배를 만들 수 있었겠지만, 우리 세대는 다르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어느 책에서 저자가 이런 말을 했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나, 금융문맹은 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정말이다, 이제는 예적금에 의지하다가는 크게 데일 날이 올 것이며, 한 달에 몇 천 만원을 벌어서 단기간에 몇 억, 몇 십억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예적금은 기피대상 1순위가 되어야만 한다. 먹고사는 문제가 이미 해결된 부자가 아니라면, 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가난하거나 발전 없이 살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세계관을 좀 더 넓히자,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스스로의 편견과 의심, 증오에 대해 편견과 의심, 증오를 가져보고, 부자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자들이 타는 말에 함께 올라 타 그들의 부를 나눠 가져보자.
복리효과를 최대로 누려보며, 현재의 고생에 대한 것들도 우리들의 노동으로 간주받고 10년, 20년, 30년 뒤에 더 큰 임금으로 보답받아보자. 어리면 어릴수록 유리하며, 나이가 몇이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급하게 준비하는 것이 아닌, 천천히, 부지런히, 그리고 빠르게 준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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